안녕하세요. 꽃을 담은 비 꽃담비입니다. 아주 오래 전에 보았던 영화인데 가을의 문턱에 들어서면 자꾸 그 장면과 그 대사가 머리 속에 맴돕니다. 설레이면서도 어떤 그리움같은 것도 함께 밀려오기도 하구요.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하오."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런 고백을 듣는 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여전히 그 영화의 영상이 그려지네요. 무슨 영화인지 아시겠지요? '오만과 편견'입니다. 오늘은 오만과 편견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기로 하지요.
<오만과 편견>은 영국의 여류작가 제인 오스틴의 두 번째 작품으로 1813년 출간되엇습니다. 1797년 <첫 인상>이라는 제목으로 출판사에 보냈으나 거절당했던 작품을 개작하여, 작가로 데뷔한 이후인 1813년에<오만과 편견>으로 발표하였습니다. 18세기 영국 중산층 계급의 사랑과 결혼을 다룬 가정소설이며, 부와 신분의 차이에 따라 맺어지는 결혼 풍속을 비판하고 낭만적인 사랑을 통해 이루어지는 결혼의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실제로 작가 제인 오스틴이 집안의 반대로 결혼이 무산되었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집필한 것으로, 이후 제인 오스틴은 평생 독신으로 살았습니다
<오만과 편견>은 사랑에 대한 본질적인 접근을 통해 시대를 초원하여 널리 읽히는 세계적인 명작이며, 드라마나 영화 등으로 수 차례 제작되었습니다. 2005년 조라이트 감독에 의해 영화화된 키이라나이틀리 주연의 동명 영화<오만과 편견>이 대표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영화를 주로 하여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영화<오만과 편견>,영국의 시골 롱본 지역에 살고 있는 베넷가문의 안주인 베넷 부인은 5자매를 부유층 집안에 시집보내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었습니다. 그 당시 상속법에 따라 여자는 집안의 재산을 상속받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휴양을 위해 롱본으로 이사한 찰스 빙리는 연간 5천 파운드의 재산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그를 사윗감으로 점 찍어둔 베넷 분인은 무도회를 개최해 이웃에 사는 빙리 일가를 초대합니다. 베넷 가문의 첫째 딸 제인은 유머러스한 빙리에게 호감을 보이고, 아름답고 온화한 제인을 보고 빙리는 사랑에 빠집니다.
둘째 딸 엘리자베스 베넷은 뛰어난 미모의 소유자는 아니지만 솔직하고 거침없는 성품으로 다아시가 베넷 집안을 무시하는 발언을 듣게 됩니다. 다아시는 연간 1만 파운드의 재산을 소유한 귀족 출신의 가문이지만, 재력이나 신분이 아닌 사람 자체를 보고 평가하는 엘리자베스는 그를 '오만'한 인물로 여기고 반감을 가집니다. 다다시의 집안에서 일꾼으로 자랐던 바람둥이 장교 위컴이 엘리자베스에게 접근해 다아시를 악독한 지주로 모함하고, 위컴의 거짓말은 엘리자베사의 다아시에 대한 '편견'에 일조를 하게 됩니다.
무도회 이후로 제인과 빙리는 교제를 시작하지만 제인은 조신한 여성상을 지키며 빙리에 대한 마음을 드러내는 것을 조심스러워 하고, 소심한 성격의 빙리는 그런 제인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합니다. 결혼을 서두르는 속물적인 베넷 부인의 태도와 달리 소극적인 제인의 모습으로 인해 다아시는 그녀가 빙리를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판단합니다.그리고 자신의 친구 빙리가 일방적으로 제인을 사랑하는 것을 그만두게합니다. 결국 빙리와 제인의 사이가 소원해지게 만든 다아시를 더욱 증호하는 엘리자베스, 하지만 다아시는 총명하고 자유분방한 엘리자베스에게 매력을 느끼고, 어느새 그녀를 사랑하게 됩니다. 다아시는 고민 끝에 신분의 장벽을 뛰어 넘어 그녀에게 청혼하지만 이미 다아시에게 실망하고 상처받았던 엘리자베스는 신사답지 못한 그의 오만함을 비난하여 청혼을 거절합니다.
한편 베넷 집안의 친척으로 재산을 양도받게 되는 콜린스 목사는 엘리자베스에게 청혼했으나 사랑 없는 결혼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그녀에게 거절당합니다.엘리자베스의 친구인 샬롯 루카스는 안정된 재력을 보장하는 콜린스와 결혼하기로 합니다. 어느날 위컴은 베넷 가문의 막내딸 리디아 베넷과 함께 야반 도주하고 그로 인해 집안의 위신까지 떨어질 위기에 처합니다.그래서 위컴이 리디아를 책인지고 결혼하도록 만들기 위해서 다아시는 위컴의 빚을 대신 갚아줍니다. 다아시의 도움으로 베멧 집안의 위기를 벗어나고, 제인은 빙리의 용기있는 청혼을 받아들이며 무사히 결혼할 수 있게 됩니다.
결국 엘리자베스는 다아시에 대한 자신의 편견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사랑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다아시 가문의 귀족 출신 친적인 캐서린 공작부인이 자진의 딸을 다아시와 약혼시키기 위해 그들의 사랑을 방해하려 들지만 엘리자베스는 재력이나 계급의 차이를 극복하고 진실한 사랑을 지키고자 합니다. 다아시는 자신의 오만함을 반성하며 진심을 담은 편지를 보내고 그의 진솔한 편지를 받고 엘리자베스는 모든 오해를 풀게 됩니다. 마침내 엘리자베스와 다아시는 오만과 편견을 버리고 서로에 대한 깊은 사랑을 확인합니다.
전통적인 계층 구조가 존재하고 신흥 중산층의 계층 상승 욕구가 팽배한 사회를 그리면서 오스틴은 이처럼 각 인 물의 수입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며 돈과 계층 간의 상관관계를 주시한다. 다아시의 사촌인 피츠윌리엄 대령은 백작의 차남으로서 상속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돈을 고려하지 않고도 결혼할 수 없다고 고백하고, 위컴은 결혼을 통해 재산을 얻으려고 1만 파운드를 상속받은 여자에게 접근합니다.
<오만과 편견>이 200년을 넘는 긴 세월 동안 무수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한 가지 이유는 엘리자베스와 다아시의 로맨스가 바로 계층과 돈으로 옥조이는 현실을 벗어날 수 있는 해방감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일 것입니다.'재산이 별로 없는 아가씨들이 명예롭게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생계 대책이 결혼"인 현실에서 엘리자베스의 친구 샬럿은 미래의 안정된 생활을 보장받기 위해서 조금도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결혼하지만, 샬럿과 별반 조건이 다르지 않은 엘리자베스는 현실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분별력이난 감수성을 희생시키지 않고고 사랑과 행복, 재산과 사회적 지위까까지 얻게 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엘리자베스의 로맨스는 대중의 집단적 꿈과 무의식을 충족시켜주는 일조의 신데렐라 스토리로서 독자들게게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줍니다.
<오만과 편견>이 전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로맨스의 패턴 또한 이 소설에 불편의 매력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오만하게 구는 것이 당연할 정도로 부족함이 없는 남자가 외적 조건이 보잘 것 없는 여자를 사랑하고 그 여자에게 거절당하면서 굴용적인 과장을 통해서 더 바람직한 인간으로 변모하는 과정으로 로맨스로 전형적인 패턴입니다. 이 과정에서 여주인공은 오만하기 그지 없는 남자를 겸허한 인간으로 길들이며 그 남자에 대한 권력을 획득하게 되고 이 권력은 어쩌면 현실에서는 남편에게 순종하고 헌신하는 '집안의 천사'가 되어야 하는 여자들의 삶에서 가능한 유일한 권력이었을 것입니다. 로맨스 장르가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되면서 늘 인기를 누리는 한 가지 이유는 바로 이처럼 여성의 권력 실현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패턴에서 여주인공도 자기 순화의 과정을 겪기 마련입니다. 엘리자베스는 처음에 다아시에게 무시를 당하고 자존심이 상한 나머지 편견을 갖고 위컴의 말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면서 다아시를 싫어하고 청혼 장면 이후 다아시의 됨됨이를 알려주는 여러 증언들을 접하면서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그릇된 판단을 부끄러워하며 그녀 나름 참회의 과정을 겪습니다. "신사"답지 못하다는 엘리자베스의 비난이 다아시에게 오만한 의식을 반성하고 진정한 신사의 미덕을 내면화하려는 계기가 되었다면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랄랄한 상상력과 거침없는 판단이 치명적인 착오를 가져 올 수 있음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제안 오스틴은 1797년에 <첫인상>이라는 제목으로 완성한 이소설을 수정해서 1713년에 <오만과 편견>으로 출판한 다음 이 소설에 대해서" 너무 가볍고 밝고 반짝이므로" 그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 소설에 대해서 밝은 것을 "전반적으로 유희적이고 경구적인 문체" 때문이기도 하지만 엘리자베스가 지닌 가벼움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영국 소설가 레셀 미트퍼드는 엘리자베스가 교양이 없고 건방지고 세속적이라고 비난하면서 위컴과 딱 어울린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엘리자베스가 가볍고 거침없고 속물적인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스무살 젊음의 특권이 아닐까합니다.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아가씨의 자만심과 당돌함과 착오 또한 젊음의 오류이자 특권이기에 엘리자베스는 언제 보아도 늘 새롭고 사랑스럽지 않을까요?
<참고:오만과 편견 고전해설 >
'오만과 편견' 자존심 강한 엘리자베스역의 키이라 나이틀리, 그때부터 이 배우를 좋아했던 것 같아요. 비긴어게인도 이 배우 때문에 봤는데 참 좋은 영화였어요.
키이라 나이틀리가 이 배역을 맡고 이런 말을 했다네요.
"여배우로서 <오만과 편견>의 '엘리자베스'역을 연기할 기회가 주어졌을 때, 너무나 흥분되고 즐거웠지만 부담감도 느꼈습니다. 소녀들은 이 배역이 문학작품 속에서 가장 멋진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래도록 사랑받아 온 작품인 <오만과 편견>을 보는 관객들이 영화를 보면서 자신과 '엘리자베스'가 점점 동화되어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니, 이런 역할을 연기한다는 것이 정말 신나고 멋진 도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키이라 나이틀리가 이 배역을 맡지 않았다면 오만과 편견이 내 기억 속에 이렇게 오랫동안 남아 있지 않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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